다리위의 작은 마을

중국 중경에서 약 60킬로미터 떨어진 涪陵 fuling 이라는 지역에는 다리 위에 있는 독특한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涪陵桥上红酒小镇' 푸링지역의 다리위의 와인 마을이라고 하는데, '涪陵洋人街' 지역사람들은 서양인거리라고도 부른다네요.
실제 사람이 주거로 살지는 않고, 상업용건축물로 관광지로 활용을 하는 모양입니다.
다리에 위태롭게 건물들이 들어서 있어 불안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엄연한 3A급의 상업 관광지(중국은 관광지에 등급을 매기고 있음, 가장 높은 등급이 5A)라고 하네요. 400미터 높이의 다리에 서양식과 중국식 건축물들이 혼란스럽게 얽혀 있지만, 나름 독특한 느낌을 주기에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입니다.
이전의 열차가 지나다니던 다리였고, 철거할 다리를 이렇게 활용하고 있다는 글들을 읽었습니다.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 주변에 있는 중국인들만 오고, 입장료도 따로 없다고 합니다.
이 건물들을 보고 있자니, 몇 가지 다리위의 건축물들이 떠올라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려 합니다.

이탈리아 피렌체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아르노 강이 있는데 이곳에는 '베키오 다리'가 있습니다. 로마시대 때 목재다리로 시작해서 한번 유실되었다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합니다. 이 다리의 건물들도 역시 다양한 용도의 시장으로 활용되다가 귀금속 상점으로 대체되었다고 합니다.
건물을 품고 있는 다리가 꽤 있지만 그외에도 이탈리아에는 '풀트니 교'가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다리 위에 상가를 품고 있는 건물은 몇 개 없다고 하니 한 번쯤 찾아보는 재미도 있겠네요.
이런 서양의 건물외에도 동양의 다리도 건축물을 품고 있는 형상들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중국의 '风雨桥 fengyuqiao'라는 다리입니다.

주로 중국 귀주성쪽의 소수민족 거주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다리형태죠. 소수민족인 '侗族동족'의 전통건축양식이기도 합니다.

앞서 설명한 중국의 한 다리의 모습이 일반 분들에게는 황당하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실제 중국에서도 비웃는 댓글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마냥 얼토당토 하진 않는다는 생각에 자료를 더 올려봅니다. 다리에 드는 공사비는 거이 일반 빌딩을 올리는 것보다 많이 들기도 한다던데 그러한 구조물에 사람들이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결코 틀린 생각은 아니기 때문이죠.
실제 건축계에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건축가 뱅상 칼보의 the 5 Farmig Bridges 프로젝트
농업을 자족 기능으로 갖춘 다리 위 신도시의 개념.
해방된 이라크의 재건 사업의 설계경기에서 3등 당선작.
이 프로젝트에서는 5개의 3D프린터로 하루 30채가량의 집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함.

PONT9 by Malka Architecture
프랑스 건축가 스테판 말카의 유목민 소도시의 개념프로젝트.
교량에 주거 및 사무실공간을 포함한 개념으로 점차 줄어든 토지를 활용하기 위한 개념을 제시.
이 외에도 수많은 교량과 관련된 건축적 상상과 실제로 지어지고 있는 건물들이 있습니다.
다음은 중국에서 실제로 지어진 교량형태의 지역 미술관 프로젝트입니다. 초기 콘셉트부터 앞에서 설명한 중국의 풍우교의 개념을 적용한 건물로 실제 다리의 기능과 미술관의 기능을 결합한 독특한 형태를 갖고 있죠.

관련자료는 아래 사이트 링크자료를 더 보시길 바랍니다.
강 위의 미술관을 건너다: 지서우 아트 뮤지엄
지서우 아트 뮤지엄은 중국 후난 성에 완공된 지역 미술관으로, 주민들이 강을 건널 수 있는 교량 형태로 지어진 것이 특징이다. 건물을 설계한 아틀리에 에...
vmspace.com
중국에는 정말 독특한 형태의 건축물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것들이 현대적이지도 깔끔하고 세련되진 않더라도, 그 형태적 시도들은 배울점들이 많이 있죠. 어쩌면 많은 젊은 건축가들이 시도하는 개념들도 과거 우리 조상들이 고민했던 내용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폐교량 위를 관광지로 개발한 건축가의 아이디어엔 아마도 제가 제시한 이런 다양한 생각들이 담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