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무척 아름다운 하늘을 봤습니다.
상해에 살면서 이런 하늘을 보는 게 그리 많지 않죠.
아니나 다를까 지인들 위챗(중국 카카오)에는 온통 일몰 사진을 올려놓더군요.
아름다움을 보는 시각은 다들 비슷한가 봅니다.
특히나 자연이 만들어 내는 예술작품은 더 큰 감동을 주는 거죠.
요 며칠 중국이 많이 시끄럽습니다.
방역에 항의하는 민중들의 표현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형국이네요.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화재로 10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상해 우루무치루에서 행해졌고, 수십 명이 연행되어 간 듯 싶습니다. 근데 이런 연행에 항의해서 어제 다시 시위가 중국의 핫 플레이스인 安福路안푸루에서 이뤄졌다고 하네요.
최근 安福路안푸루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지금 가장 뜨고 있는 상해의 골목상권이기 때문이죠. 근데 시위도 이곳에서 진행되었다는 게 참 재미있습니다. 결국 민중의 의지를 외부로 알리려는 게 시위의 목적이기에 브랜드가 광고를 하는 개념과도 맥락을 같이 하죠.
그래서 이 '장소'가 의미가 있습니다.
시진핑 정권이 들어서고 다시 3연임을 향해 가고 있는 지금, 중국은 천안문 사태 이후로 가장 큰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정저우의 폭스콘 직원들의 일탈행위라든가, 광주시민들의 방역 거부, 그리고 우루무치의 사고에 대한 항의..... 모두 중국의 현 정치체제에서는 의외의 모습들이죠.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북한같이 힘과 공포감으로 민중들을 억누르는 사회가 아닌 담에야 작금의 이런 현실에 대해 불평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뿐이죠. 중국이 닫힌사회이고 검열이 이뤄지는 사회이지만, 중국의 MZ세대들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자기주장과 가치관, 그리고 표현이 자유스러운 이들에게 과거의 통제방법이 얼마나 통할지는 지켜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며칠 전 올렸던 중국의 国潮물결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중국 '국뽕문화'에 대한 또다른 해석
중국은 소위 우리가 말하는 '국뽕문화'가 있습니다. 国潮 (guochao 궈차오)라고 부르죠. 일종의 애국적 소비를 하는 트렌드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 우리 말로 '국뽕'이란 단어와 의미를 같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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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자리에서의 정부에 대한 이야기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연세가 많은 분들도 젊은세대들의 비평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들이 관찰됩니다. 예전에는 너희들이 몰라서 그렇다. 그래도 공산당이 중국을 지금 이렇게 부국으로 이끌었다...라는 훈수들을 많이 두었었거든요.
다들 공감하는 모양이죠. 지금의 이런 불합리한 조치들에 대해서요.
저희 어머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뉴스에서 보니 상해에서 시위가 있었다는데 넌 절대 그곳에 가면 안 된다....
어머니들은 평생을 자식 걱정을 하시는 모습입니다.
외국인 신분인 제가 그런 곳에 휩쓸려서는 안 되고, 그럴 생각도 없습니다.
그냥 먼발치에서 '관찰'하면서 바라볼 뿐이죠.
오래 중국 생활을 하다 보니 여러 사건들을 직접 목도하게 되는군요.
초창기 중국의 '사스'사태에 대해서 전 몸으로 겪었었습니다. 그때의 그 황당함이 제 기억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데, 3년 가까이의 코로나 방역 사회는 또 하나의 중요사건으로 남겠네요. 언제 끝날지는 모르지만, 이 시간들이 진행 중인 사건이 아닌 과거의 사건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우리 인간 사회가 어찌 되든,
저 하늘의 일몰은 자기 기분에 맞춰 작품을 만들어 놓네요.
과거에도 그러했듯이,
하늘은 인간의 역사가 어찌 흘러가든,
자신의 모습을 무덤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있거나,
혹은 그 삶이 끝나 현실에 존재하지 않거나,
하늘은 그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겠죠.
잠시나마 아름다운 일몰을 보며 상념에 빠져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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